십년 전에 난 한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독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. 다시 돌아오지 않을 생각으로. 학원을 다니며 어렵고 괴상막칙한 독일어를 배우면서. 그때 만나던 귀엽고 사랑스런 두 친구가 있었다.
우리들은 만나면 홍대 주변의 작은 중국집에서 식사를 하곤 했다. 근데, 정말 어이없게도 짜장면과 짬뽕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그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서글프고 힘들어 오랜 동안 준비하던 여행을 포기했다.
가끔 그때 생각을 한다. 떠났으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. 이러저러한 사연 때문에 그 친구들을 더이상 만나지 못한다. 종종. 지치고 우울해지면 가지 않은 그때 그 길이. 독일로 떠났다면 운명은 나를 어디로 안내했을까 하는 생각과 상상을 해본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지금 여기가 소중하다.
